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물 속의 깊이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나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으니 알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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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내코 계곡. 사실 물이 너무 맑아서 열 길 물 속이 다 보이는건 함정 ㅋㅋ

대작을 만들어 보겠다며 촬영인원, 촬영장비를 최대한 때려넣고

편집까지 한 땀 한 땀 공들여 만든 영상이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경우.

반대로 휴대폰으로 가볍게 촬영해서 업로드한 영상이 폭발적인 호응을 받을 때.

참 사람 속은 모르는 일이라는 생각이 많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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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내려오는길에 기장님 안내멘트가 독특하길래 찍어만든 영상이다. 핸드폰으로 찍어 자막만 입혔는데 반응이 너무 폭발적이라 놀랐다.

 

데일리제주 페이지를 관리 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할 때가 많다.

한번은 드론도 날리고 짐벌을 들고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빅볼랜드 영상을 만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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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팀원들이 빅볼의 희생양이 되었다.

몇일 뒤 공항 가는 길에 바다가 예뻐 휴대폰으로 찍어서 올린 영상이 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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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정 팀장이 아이폰5S로 찍어온 영상이었다. 편집도 3분만에 끝났다. 억울하다.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으로써 당연히 영상의 조회 수가 높을수록 기분이 좋은데

열심히 기획하고 촬영한 영상보다, 큰 어려움 없이 찍은 영상이 더 인기가 좋으니

어이없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도대체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이 뭘 좋아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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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결과에 멘탈이 박살난 본인

페이스북 인사이트 등을 통해 사용자의 반응을 나름 구체적으로 볼 수 있긴 하지만

아직 ‘어떤 사용자’가 ‘왜 그런 반응을 했나?’ 같이 상세한 정보를 얻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카일루아에서는 어떻게 하면 ‘데일리 제주’에서 시청자가 원하는 영상을

그들의 취향에 맞춰 제공해 줄 수 있는지 개발자와 콘텐츠 제작자가

함께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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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인문학이 만난다고? 완전 개념있는 기업 아니냐?!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더 많이 남아있지만 언젠가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과 시청자 모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플랫폼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두번째 – 섬에 남아 KAILUA에 합류한 이유

한줄 요약 : 본인 오른쪽으로 서 계시는 세분을 만나기 위해 겪은 과정KAILUA Co-Founders

프롤로그에서 말했던 것 처럼 본인은 제주도 토박이 임에도 불구하고, 이 섬에서의 삶에 대해 상당한 회의감을 갖고 있었다.

이 지역이 갖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직접 부딪히기 보단 도망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항상 타 지역으로 어떻게 도망갈까 궁리만 하고 살았었고, 실제로 몇번의 기회가 있었다.

그렇게 튈 궁리만 하면서 살아가다가 작년쯤 제주도에서 개최된 해카톤에 참석하게 되었다.

제주도에서 왠일로 해카톤이 열리길래 궁금하기도 했고, 서울 및 강원 지역에서도 참가자를 모집했기에 어떤 사람들이 오는지 궁금해서 참가하게 되었다.

그땐 몰랐다…

내가 이 섬에 남게될줄은…

여기서 대표님을 만났다.

해카톤 발표
일 다 끝내고 전날 열심히 놀다가 취한 상태로 잠들어있다 주최측 전화받고 허겁지겁 갈수도 있죠 뭐… 안그래요 대표님?(삼가 고 개발자의 명복을 빕니다)

해카톤 이후 그냥 무난하게 학교나 다니고 있던(사실 무난하진 않았다.) 내게 대표님께서 먼저 연락을 해주셨다.

커피는 언제 마셔도 옳다 - 카일루아에서
커피는 언제 마셔도 옳다 – 카일루아에서

커피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했다.

기존 시스템 하에서 나타나는 문제들, 카일루아의 비전, 그리고 나아갈 방향 등

하지만 내가 결정적으로 합류를 결정하게 된 것은 대표님이 제시했던 비전때문만이 아니었다.

처음 대표님이 이미 합류가 확정된 멤버들이 만들어 가던 아이디어 상자를 보여줬을때, 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 정말 섹시하게 느껴졌다.

함께하면 험난 하더라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곳에서 일하는 것 보다 지역 사회에 던질 수 있는 메시지가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 제주에 남아 KAILUA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섬에서 도망치듯 떠나기 보다 새로운 문화와 삶 그리고 재미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