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s Produsir’] 추천을 한다는 건.

나는 무언가를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꽤 잘하는 편이다?!)

어렸을 때 부터 내가 추천한 책,만화, 영화, 음악, 맛집 등은

주변사람들의 만족을 벗어나는 법이 없었으니까.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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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있게 추천을 거부하는 인공지능의 모습이다]

무엇보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추천이 있다고 여겼다.

내가 직접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그것을 지인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파생하는 책임감과 뿌듯함은 순수히 나의 몫이었다.

각종 웹사이트와 어플이 생기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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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인공지능 녀석은 이미 나에 대한 모든 정보를 파악해버리고 말아따..]

각종 인공지능, 데이터에의한 추천 서비스들이 탄생하고 난 이후로

우리는 더이상 새로운 정보를 직접 나서서 찾거나 물어보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살게 되었다

심지어 저런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어쩌면 나의 취향마저도

나 자신 보다 인공지능이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추천과 평가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심지어 교묘히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우리 입맛에 딱 맞는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공급자가 혈안이 되어 있는 세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서로에게  직접 추천하고  추천받는다.

지인 간의 추천이 각종 서비스와 인터넷 상의 정보에 비해

질적인 측면에서나 방법적인 측면에서

큰 우위를 갖고 있냐는 질문에는 회의감이 든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여전히 서로에게서 추천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정보 자체보다도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신뢰감

추천의 신빙성을 높이는 주요한 이유일 것이다.

넘쳐나는 데이터와 나의 취향을 철저히 분석한 알고리즘, 서비스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소통과 관계에서 비롯되는 ‘신뢰감’ 이야 말로

모든 추천 서비스가 가장 이상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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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사전적 의미 – 어떤 조건에 적합한 대상을 책임지고 소개함.

그렇다면 그 신뢰감은 어떻게 플랫폼에서 쌓을 것이며

어떻게 플랫폼을 발전 시켜나갈 것이란 말인가!! 라는

고민하던 중, 어릴 적 내게 정말 좋은 음악을 추천해주던 친구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친구와 나는 마치 자기 것인 마냥 서로의 mp3를 공유하여 썼다.

무엇보다 서로 함께한 시간과 나눈 대화가 많았고

그로 인해 서로에 대해 잘 알고  더 좋은 선택지를 추천할 수 있었다.

인간이 만든 모든 기술의 궁극적인 모습은

어쩌면 가장 인간을 닮은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아날로그 카메라를 쓴다는 것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어머니와 함께하던 카메라였다.

벽장 액자에 담겨있는 젊은 시절 어머니의 사진, 그리고 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어린 시절 나와 함께한 당신의 어깨엔 늘 그 카메라가 걸려있었다.

하지만 작고 간소한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크고 무거운 필름카메라는 추억을 담은 채 창고 신세를 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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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잘 찍히지 않는것도 일종의 매력이 아닌가…

군대에서 사진을 찍는 일에 재미가 들려 휴가 때마다 어머니께

전역할 때 즈음 돈을 모아 카메라를 하나 사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었다.

그러다 문득 기억이 난 듯 어머니는 창고에서

필름 카메라를 다시 꺼내 내게 선물해 주셨다.

사실 어머니와 함께 여행을 다닐 때만 해도

내가 사진에 관심을 둘 것이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기에

기종이나 브랜드는 커녕 사용하는 방법조차 몰랐었다.

창고에서 꺼내온 쇠(?!)로 된 묵직한 카메라 가방엔

퀴퀴한 곰팡내가 나는 가죽 렌즈케이스 3개와, 지금과는 사뭇 다른

캐논 로고가 새겨진 AE-1P라는 카메라가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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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낯선 인상의 필름카메라

들뜬 마음에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뛰어나갔으나,

자꾸 배터리가 방전되어 셔터가 눌리지 않아 포기하고 돌아왔다.

결국 카메라를 사겠다며 모았던 돈을 깨 수리를 맡기기로 결정하고

렌즈 3개와, 카메라를 들고 남대문을 찾았다.

수리점 주인아저씨가 돋보기 같은 것을 끼고 카메라 이곳저곳을

살펴보며 고쳐야 할 부분을 얘기해 주셨다.

그리곤 3,4일정도 걸리는 수리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나름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의미 있는 물건이니

잘 고쳐주십사 부탁하고 다시 부대로 복귀했다.

수리비보다 동일 기종의 카메라를 사는 게 더 값싼 선택이었지만,

상관없었다.

한달하고도 보름정도를 더 기다려 휴가를나가니

내 책상 위에 기다리던 택배 상자가 올려져 있었다.

셔터 소리도 좋아진 것 같고, 렌즈도 더 선명해진 기분이었다.

필름을 걸고, 파인더로 바라보며 서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어머니와 같은 시선을 느낄 수 있어 참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12605515_1291098924249868_3630887032478521318_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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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오래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것은 기분탓

전역을 한 뒤 반년이 넘게 지난 지금

나는 여전히 필름카메라를 쓰고 있다.

매번 필름을 사고 스캔을 맡기러 가는 일이 번거롭지만,

언젠가있을 때 많이 찍어둘걸’ 하는 후회가 들것만같아

아직도 감히 새 카메라를 사지 못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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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도 열심히 일해주는 카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