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서 살고 싶어! 근데 제주 가서 ‘뭐’해야 해?

감귤과 관광, 그리고 부동산

28년 전쯤 부모님과 함께 한 제주
28년 전쯤 부모님과 함께 한 제주

80년대 제주로 신혼여행을 오셨던 부모님의 빛바랜 사진 속 제주의 모습은 푸르렀습니다. 사진속엔 형광색의 감귤과 구멍난 검은 화산암이 대비를 이뤘으며,  말 역시 빠질 수 없는 요소였죠.

그리고 30여년이 흐른 지금은 제주는,
지난 5년새 통계치로도 추정하기 어려울 정도의 국내/중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국내 관광의 메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붐비게된 제주에는 수없이 많은 숙박업소와 요식업소가 들어섰고, 이는 중국자본의 유입을 야기하며 부동산 / 건축 경기 호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제주를 방문한 수많은 관광객 중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에 반하고, 변한 삶과 업에 대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그저 방문에만 머물지 않고 제주에서의 삶을 택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만 월 약1600명이 제주로 이주를 했습니다. 변화된 삶과 업에 대한 생각’이란 도시의 틀에 박힌, 차갑고, 빠른 템포에서 벗어난 나만의, 따뜻하고, 느린 템포에의 고민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제주 일부 토지는 평당 1000만원을 호가하는 곳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제주는 이제 감귤보다는 부동산이 핫한 섬이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이제 제주보다는 남해”혹은 “강릉”‘과 같은 기사가 다뤄졌고, 중국의 한한령이 시작된 요즘, 따스해진 날씨와 함께 북새통을 이뤄야 하는 ‘중문색달 해변’의 노점상 분들은 “관광객이 요즘 줄어도 너무 줄어서, 그냥 까먹으라고 내놓은 감귤박스를 1/10만 둬도 될 정도가 됬다”며, “요즘은 2개 노점마다 격주로 나온다”고 이야기합니다.

‘감귤 농사는 자식 농사’라는 이야기가 흔했던 이 곳 제주의 모습은 이미 많이 달라진 것이지요.

시름시름 앓는 제주

‘감귤왕국’에서 시작된 영광이 ‘국내 관광의 메카’라는 호칭으로 이어지며 얼마전까지 ‘부동산 금맥’으로 추앙받았지만,  지금 제주는 아픕니다.

쓰레기 지천인 주상절리
쓰레기 지천인 주상절리

하와이 뺨치는 자본과 인구의 역습으로 제주시는 66만명 전체 제주 인구의 약 73%인 48만명이 모여사는 시멘트 내음새 가득한 중형도시가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주 안에만 35만대의 차량이 운행되며 이로 인한 교통체증이 생겨나고, 1인당 하루 배출하는 생활쓰레기가 전국에서 가장 높아지며 오폐수 처리시설의 용량이 초과되어 바다로 배출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게다가, 육지에서의 기준과는 동떨어진 임금으로 임금격차까지 발생하는 곳. 어쩌면 서울보다 더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벌어지는 곳이 이 곳 제주입니다. (자료 : 연합뉴스)

어쩌면 제주는 더이상 매력적인 섬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아직 영글지 않은 제주의 다른 ‘키워드’

지금까지 제주를 관통했던 주된 키워드는 감귤, 관광, 부동산. 이 3가지 였습니다. 이들은 제주에서 존재하거나 발생할 수 있는 ‘물건’ 혹은 ‘물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제주의 사람과 제주의 문화보다는 특산물, 멋진 풍광, 그리고 이를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한마디로 인적 자원 보다는 물적 자원이 주를 이루는 섬이었죠. 자연스레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을 비롯한 육지와의 교류와 이를 통한 업무를 하기보단 제주에 중심을 둔 일거리에 몰두하게 됐습니다.

이와같이 기존에 주로 행해지던 제주에서의 일과 업무의 방식을 고수한다면, 제주는 그야말로 누군가에겐 관광지 혹은 별장 수준의 섬에 불과할겁니다. ‘어깨를 맞대’고 일하는 기존의 업무 방식으로는 다른 종류의 일을 하기엔 다소 어려운 점들이 많은 곳이 제주입니다.

[리모트 업무 #2] “왜 리모트 업무?” 라는 질문에 대하여

분명 제주의 삶은 도시의 그 것보다 느립니다. 또한 육지와의 거리적인 제약 역시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도시의 시간보다 느리게 흘러가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을 스스로와 가족을 위해 할애할 수 있고, 하루도 도시의 문명을 이용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저가항공의 발달로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저렴해진 비행기표는 원하는 때에 서울로 이동하여 도시문명을 즐길 수 있게 해줬습니다. 결국 제주도에서의 삶은 어떤 삶을 살겠느냐에 대한 본인의 뜻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요. 이처럼, 제주의 삶에 대한 환경은 다양한 개인을 매료시켜 제주로 이주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IT를 비롯한 디자인, 예술 분야의 다양한 개인/기업들이 제주로 터전을 옮겼습니다.

카페에서 업무하는 모습
카페에서 업무하는 모습

여기 제주에, 삶과 업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몸소 거치며 제주를 다채롭게 하고자 하는 개인/그룹들이 있습니다. 무작정 제주에 내려와 제주에서의 일을 찾는다거나, 자신의 전문영역을 ‘리모트’라는 업무형태로 진행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리모트 할 수 있는 기업을 찾고’, ‘스스로를 PR해야하며’, ‘제주의 삶과 창업을 병행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아래는 이런 방법을 터득하기 위한 좋은 팁이자 첫 단추들입니다.

제주 IT 프리랜서 커뮤니티

제주에서 개발자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REMOTE’ + ‘프리랜서’ 일이 필요하다는 것과, 개발자만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개발자 없이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첫번째로, ‘제주 IT 프리랜서 커뮤니티’가 있으면 어떨까? 제주에 내려온 프리랜서는 기질상 외톨이가 많을 것 같지만 그래도 느슨한 정보 공유 커뮤니티가 있으면 서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by 김종욱님의 글을 보고 시작된 그룹입니다.

2015년부터 가족과 함께 제주에 정착한 E-Book 작가 박산솔님이 한국 첫 탑텔(toptal)러 김종욱님의 페이스북 글을 보고 만든 ‘제주 IT 프리랜서 커뮤니티‘는 가장 캐주얼하면서도 제주 프리랜서들과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커뮤니티입니다. 제주 이주를 고민하는 개발자, 디자이너라면 이 커뮤니티에서 그간 나눠진 대화와 자료만 보아도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일들과 어려움/해결책에 대해 감을 잡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주 IT 프리랜서 모임 현장 (photo from '제주 IT 프리랜서 커뮤니티, by Nasol Kim‎, July 28, 2016)
제주 IT 프리랜서 모임 현장 (photo from ‘제주 IT 프리랜서 커뮤니티, by Nasol Kim‎, July 28, 2016)

더불어 직접 제주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거나, 제주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인 질문을 통해 여러 방면으로 제주의 삶을 문의할 수있음은 물론이고, 이 과정에서 콜라보/직접채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제주 IT 프리랜서 커뮤니티는 제주시에 집중된 일자리, 창업, 만남의 기회를 서귀포 지역까지 넓혀 더 많은 제주의 숨은 능력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제주 창조경제 혁신센터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다른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는 조금 다르게 제주 IT 역사의 레전드 였던, ‘다음 커뮤니케이션’에서 이어진 ‘카카오’와 협업 관계를 맺고 있는 ‘정부기관’ 입니다. 센터가 가진 방향성 또한 관(官)이 모든 것을 관리 감독하는 형태가 아닌, 관의 주도로 할 수 있는 부분은 관이 담당하고 개인과 기업이 자연스례 형성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주 창조경제 혁신센터의 협업공간인 J-Space의 경우는 ‘제주크레비티’, ‘런치합시다’ ‘사업 피칭 데이’와 함께 ‘제주 한달 체류 지원’ 등 제주에 사는 사람들 뿐 아니라 제주로의 정착을 생각하는 여러 지역의 다양한 재주꾼들이 모이는 장이기도하며 코워킹(Co-Working)공간 또한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협업하는 모습
2015년 10월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 해커톤에 참여하다

카일루아의 프로그래머 김동하님과도 2015년 10월에 있었던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 주최의 해커톤을 통해서 한팀으로 처음 만나게 되어 함께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센터의 위치가 제주 시내에 있는 관계로 제주의 풍광과는 조금 거리가 있으며, 창업과 관련한 내용이 주로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오픈 컬리지 ‘제주’ 

다음으로 지난해 제주 서귀포 중문에 2번째로 문을 연 ‘오픈 컬리지’가 있습니다. 오픈 컬리지 ‘서울’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있는 능력자들이 서로의 이야기, 재능을 공유하는 곳으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소위 ‘힙’한 곳이었습니다. 왜 오픈 컬리지가 제주에 그것도 서귀포 중문에 2번째로 문을 열게된 경위(?)는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오픈 컬리지 제주를 통해 제주의 숨은 고수들이 속속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제주에서의 삶

서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지천에 널린 바다가 그들의 서핑 스팟이기도 하고, TV 대신 가족과 함께 올레길을 걷고 바다를 보고 오름에 오를 수 있기도 하고, 콘크리트 숲에서 벗어나 자연을 만끽할 수 있고, 화려한 불빛 속 외식/회식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는 곳이 제주입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 그리고 느린 나만의 시간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 그리고 느린 나만의 시간

하지만 이런 삶에 대한 로망만 가득한 채 업에 대한 고민과 대책 없이 내려온다면,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다시 한번 느끼며 쓸쓸하게 제주를 떠나리라 생각됩니다. 이것이 아마 수많은 사람들이 제주에 1-2달 체류하고 정착 하기도 하지만, 막상 그 기간이 장시간 지속되지는 못하는 이유일겁니다.

제주가 나아가야할 방향

농업 위주의 제주 인력 구조는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고, 후에 일어난 관광 산업의 붐에 급하게 맞춰가느라 ‘제주를 온전히 지켜가는’ 방향으로 그 이전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제주의 농업도, 관광도 시들해져가는 이 시점에 부동산 호황마져 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부동산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지금이 제주의 마지막 기회일지 모릅니다. 제주가 제주다울 수 있으면서도 그 스스로가 다음세대를 위해 준비할 기회. 감귤, 한라산 소주, 천해의 환경을 이야기 하며 구태연한 제주만을 헐떡거리면서 채워가는 것이아니라, 제주의 모습을 밖으로 공유하고 밖의 것을 안으로 끌어들이며 농업, 관광업에서 더 나아가 삶과 을 고민하고 개선해 나갈 사람들을 받아들일 준비 말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컨텐츠랩 ‘카일루아’

카일루아‘는 단순한 제주 여행 컨텐츠의 제공을 넘어서 제주라는 곳의 정체성을 찾아 컨텐츠로 개발하고 그 컨텐츠가 제주를 원하는 다양한 사용자층의 입맛에 맞춰 제공될 수 있는 기술적, 심미적 요소를 담은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트래픽 시장에 얽매인 컨텐츠 시장에서 벗어나 사용자에게 개별화된 컨텐츠를 제공하고 여기에서 나온 인사이트가 다시금 컨텐츠에 재활용 될 수 있는 과정은 딥러닝과 AI로 이야기되는 IT 분야와 시각적인 영상/컨텐츠 분야 뿐만아니라 우리들이 살고 있는 ‘삶과 업에 대한 생각’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제주에 대한 우리들의 미래의 이야기
제주에 대한 우리들의 미래의 이야기

그래서 ‘카일루아’는 IT, 디자이너, 예술가들이 서로 협업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사람을 중시하고’, ‘빠른 발전보다는 담론을 나누기도 하며’, ‘그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정리해’ ‘삶과 업’의 과도기 이후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봄날이 옵니다

따스한 봄내음이 제주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카일루아 뿐만 아니라 제주의 많은 사람들이 제주의 진짜 봄날을 위해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봄날이 다만 제주를 위한 것에서 넘어서 우리들의 미래를 위한, 봄날을 위한 큰 자산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래서, 놀러오세요. 이야기하러 오세요. 그러다 함께해요.
제주에서, 카일루아와 함께.

너와 나에게 도움되는 콜라보 하고 싶은 사람!

 

출근하지 않는 삶

전역하고 석 달 만에 첫 출근을 했다. 홍대 언저리에 있는 자그마한 디자인 펌이었다. 그 회사에서 나는 3개월 동안 인턴 디자이너로 근무할 예정이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하루 만에 그만두었다. 그러니까 내가 ‘출근하는 삶’에 관해 말하는 것은 오직 그날 하루 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본 것이다.

얼마 전 브로콜리너마저가 발표한 싱글 「단호한 출근」의 발매 인터뷰 영상에서 기타리스트 잔디는 말한다. 출근이란 (임금노동을 조건으로) 특정 시간대에 자기 신체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일이라고.과연 그러하다. 나는 매일 아침 9시에 이불 속에서 뭉그적거릴 자유가 있다. 다음 날 일찍 일어날 것을 걱정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잠들 권리가 있다. 이는 당연한 말이지만 대부분 임금노동자들이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다. 사실 우리가 표준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잠자는 시간이나 일어나는 시간까지 정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표준 근로’ 내용에 속하지 않는 항목이니까. 그러나 어째서 우리는 근로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시간까지도 저당 잡힌 채 사는 것일까? 나는 이 모든 게 출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카일루아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난 한 달 동안 나는 단 하루도 출근하지 않았다. 단 하루도 아침 9시에 깨어있지 않았으며 새벽 4시 이전에 잠들지 않았다. 지난 몇 년 동안 견고하게 다져왔던 내 생활 패턴에 카일루아에서의 업무가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근무환경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생활 패턴이 달라지지 않으므로 나는 내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업무의 시간 대비 효율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더러 생기기는 한다. 지금도 이런저런 툴들을 활용하고 있지만, 리모트 업무를 위한 솔루션이 아무리 잘 나와 있다고 한들 직접 얼굴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지난 일여 년 동안 카일루아는 팀 내외부적으로 리모트 업무에 관한 다양한 실험을 해왔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리모트 초심자(?)에게도 안정적인 업무 궤도 진입을 유도할 정도의 노하우가 쌓였다.

누군가는 출근하지 않는 삶을 부러워하거나 이를 지나쳐 의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구든 첫 출근의 기억을 안고 있는 이라면 한번 출근하지 않고 일하는 첫날을 경험해볼 것을 권한다. 첫 출근길에서 느꼈던 두렵고 설레지만 한편으론 피곤했던 마음 딱 그만큼 즐겁고 설레면서 아무렇지 않은 근무 1일째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리모트 업무 #7] 리모트 협업 내 리더의 역할

지난 글에서는 ‘협업의 문제와 의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리모트 협업에서 나타나는 장단점은 ‘툴’로 장점이 극대화될 수도 있고 그 단점을 줄여갈 수도 있겠지만, 당연하게도 협업과 ‘툴’을 사용하는 ‘사람’의 역할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인입니다.

솔루션의 선택과 소통의 방식 등 리모트의 환경 구축은 업무 사이클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임에 분명하지만 업무의 전반적인 모양새를 다듬고 팀원들과 함께 목표로 나아가는 리더의 역할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솔루션도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리모트 협업 내에서 팀을 빛나게 하는 리더의 역할과 고려사항에 어떤 부분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팀원들 간의 소통법 이해하기

아사나(ASANA), 슬랙(SLACK), 행아웃(HANGOUT) 등 다양한 리모트 업무를 도와주는 솔루션들이 존재합니다. 이들 솔루션에 대한 장단점을 파악해 팀에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을 구성하고 있는 팀원들의 성향, 즉 그동안 팀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소통을 해왔고 새로 적용될 솔루션에서 각 팀원들이 부딪히게 될 어려움은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과 이에 대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가령 그동안 면대면의 업무에 익숙해 있고, 카카오톡과 같은 일시적 지시에 적응해 있는 팀원들에게 업무를 본인에 맞게 나누고 일정을 짜고 팀원들과 원활히 공유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활용하는 법을 설명하고 개인이 느끼는 불편함에 대한 해결책과 적응 시간을 제공해야 합니다.

[리모트 업무 #5] 협업의 핵심, 그리고 솔루션의 선택

프로젝트 트레킹 및 큰그림 그리기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상황과 흐름을 파악하는데에는 위와 같은 솔루션적인 방식과 함께 인간적인 소통 방식이 필요합니다. 팀원들이 자신의 프로젝트에 너무 집중 한 나머지 다른 팀원 간의 1:1 혹은 1:다의 ‘크로스’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프로젝트 하나하나의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리더의 집요한 팔로잉보다는 팀원들이 하나의 문제에도 여러가지의 관점과 해결의 실마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서로 중복된 업무,  의도치 않은 업무를 하지 않도록, 한 발자국 뒤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진행될 준비 중인 프로젝트들을 연결시키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분야 크로스
분야를 넘어서 서로 이야기 나눌 주제를 공유하는 역할

때로는 팀원들이 리더가 초기에 그린 방향으로 가는 것을 원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팀원들은 정해진 방향 속에서 해결책을 구현해 내는 톱니바퀴가 아닙니다. 또한 프로젝트가 리더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진행되었을 때 그 결과는 ‘우리’가 만들어 간 것이 아닐 것입니다. 리더는 큰 틀에서의 방향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은 리더 또한 하나의 팀원으로 협력해 가며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자신만의 방식을 동의 없이 강요하는 ‘리더’라면 팀원들의 업무에 대한 회의와 함께 각 팀원들은 스스로의 분야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마져 생기게 될 것입니다.

어떤 분은 “리더가 목표를 정하면 그 것을 팀원들은 그것을 수행해야 하는 존재가 아닌가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리더란 “팀의 가치관을 그리고 이 큰 그림이 팀원들과 공유되어 최상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정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전공유 마일스톤
비전을 함께 공유 방법 중 하나인 마일스톤

그렇다면 카일루아 팀의 가치관이란 무엇일까요? 저의 경우는 아래와 같습니다.

– 결과에 입각 한 업무
–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쪼개기
– 생각 공유하기
– 일만 생각하지 않기

정리하고 분류하기

프로젝트 간의 혹은 팀원 간의 교류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프로젝트를 정리하여 한눈에 볼 수있어야 하며, 이들 간의 관계를 찾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때 ASANA와 같은 솔루션의 프로젝트와 서브 테스크 간의 관계를 나타내 주는 태그, 필드 등 분류 기능을 유용하게 활용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능을 통해 리더 본인이 업무를 정리하고 분류하기 쉬워지기도 하지만, 함께 업무를 진행하는 팀원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아사나 필드 사용
필드 사용(우측 편의 여러 색 아이콘)으로 프로젝트 중요 사항이 눈에 띄도록 하는 방법

리더는 PM의 역할을 자처해야 합니다. 각 팀원들의 입장에서 중재를 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업무의 진행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빠진 부분 찾기

리더가 세부사항에 집중한 나머지 프로젝트 말미에 허겁지겁 빠진 부분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요? 리더가 ASANA와 같은 솔루션을 활용하면 좋은 점 중에 하나는, 팀원들과 업무를 조율 하는 과정에서 빠졌거나 보강되어야 하는 부분을 찾아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반적 흐름 뿐만 아니라 세부적 흐름의 추적에 있어서 솔루션은 팀의 업무 진행을 원활히 진행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아사나 캘린더 기능 활용
캘리더에 종합된 업무 과정을 보며 추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미리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프로젝트 전반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캘린더 기능과 데시보드 기능을 활용하여 전체에서 빠진 부분과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감지할 수 있습니다.

리더의 공부

각 프로젝트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팀원들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가령 디자이너가 진행하고 있는 분야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할 줄 아며, 개발자가 현재 작업 중인 기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팀원들의 진행 업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이어주는 ‘링커’의 역할로 발현될 수 있으며, 각 팀원이 본연의 업무에 신경쓰느라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는 역할까지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리더 개인적으로 팀원의 개별 업무 분야를 이해하기 위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고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습니다. Udemy, Coursera와 같은 MOOC 플랫폼이 대표적이며, 각 강의는 짧은 강의들로 세분화되어 이동 중에도 편리하게 강의를 수강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Udemy에서 인기 강의 중 하나인 PM의 역할에 대한 강의
Udemy에서 인기 강의 중 하나인 PM의 역할에 대한 강의

모든 사람은 감정을 가졌다.

사람은 일 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항상 같은 퍼포먼스를 낼 수 없는 것이 사실이고 이 사실이 기계와 다른 인간다움을 통해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장점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특히, 특정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삶과 일의 경계선이 모호해 지고 회사 만들 생각하는 팀원이 있기도 하며, 리더가 팀원들의 삶보다는 일만을 강요하는 일이 생기곤 합니다. 이런 경우, 팀원 개인의 삶과 일에 대한 생각이 직접 회사의 운영 방식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함께 생각을 고민할 수 있는 분위기 뿐만아니라, 리더가 팀원들의 이러한 고민의 온도를 체감할 수 있는 준비도 필요합니다.

이런 준비과정에는 위에서 언급한 리더의 가치를 팀원들과 공유하는 것 외에도, 반기에 한번씩 팀원들과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업무와 관련이 있지 않더라도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Gathering’ 행사를 진행 할수 있으며, 팀원들이 업무와 관련된 혹은 사적인 이유로 인한 어려움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사적인 이유를 리더와 공유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사내에서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건강 상담사’를 모셔올 수도 있겠지요. 사람은 본디 항상 같은 감정상태를 가질 수 없음을 서로 이해하고 그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하는 과정을 가져보자는 의도입니다. 이런 부분은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되어 있어 민감하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대안도 언급합니다.)

카일루아 알로하 게더링 파티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카일루아 게더링 파티는 팀원들 뿐만 아니라 여러 전문가들이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함께합니다.

최근에는 개인 심리상담을 온라인을 통해 진행할 수 있는 ‘트로스트‘라는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이런 상담 서비스를 팀원 개인적으로 활용 할 수 있도록 회사가 비용을 지원하고 일체의 결과 보고 등 없이, ‘고민을 누군가와 나누는 과정’ 그 하나에 집중해  팀원들이 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심리 상담의 경우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되고는 합니다만 서구권에서는 기업 내에서 ‘상담’이 갖는 의미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담당 상담사가 상주하거나 지정 상담사가 있는 경우도 적지않습니다.

상담이 갖는 의미를 풀어보면, 작게는 삶의 행복, 회사에서의 업무 만족과 결과물부터 나아가, 가족과의 관계, 사회에 대한 관심 등에 대한 부분까지 팀원으로서 뿐만아니라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사람 답게 살 수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팀원들의 현 상태, 러닝 커브, 오버 로드 고민하기

위에서는 팀원들의 고민과 감정에 대한 리더의 대처였다면, 다른 면으로는 팀원들에 대한 업무와 관련된 ‘미래’, ‘관심사’, ‘비전’에 대한 부분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나의 분야에서 직능만을 수행하다보면 지루함에 빠질 수 있음과 동시에 팀원 스스로 ‘이 일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성장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과정입니다.

이런 상황을 모르쇄로 일관하다보면 결국 팀과 팀원은 서로에 대해 함께 할 이유가 없게됩니다. 팀원의 의문에 비전을 제시하고 팀원의 관심사에 대한 리더의 고민과 대처가 필요한 것이 이 때문입니다.

위에 언급한 MOOC 플랫폼 중 하나인 Udemy의 경우 다양한 전문 분야에 대한 강의가 존재하며, 이런 강의들을 기업차원에서 팀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Udemy for business‘ 서비스도 존재합니다.

Udemy for Business
Udemy에서 제공하는 사내 학습 플랫폼. 회사에서 결제해 주면 팀원은 그냥 사용하면 끝.

팀원 스스로 원해 본인의 분야에 대해 학습할 수도 있고, 업무와 관련 없는 분야에 대한 학습을 통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의 범주를 더욱 넓힐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서로의 미래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팀원들의 업무에 대한 적응도, 오버 로드를 파악할 수 있으며, 팀원 개인의 성장과 관련된 러닝 커브에 대해서도 서로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팀원이 생각하는 팀의 방향에 대해서도 서로 일치 시켜가는 과정이 되기도 합니다.


정리해 보자면,
리더는 프로젝트를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업무적 시선 뿐만아니라, 팀원 각자의 입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대변인의 역할까지도 마다하는 ‘전방위’적인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결론일 수도 있으나, ‘인간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고, 그 완벽하지 않음을 팀원과 리더 모두가 알고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서로 간의 관심을 통해 함께 더 나은 모습의 개인과 회사로 발전시켜 보자’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리더만 열정적이여도 어렵고, 팀원만 열정적이여도 어려운 함께 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3달여 간 7회에 걸쳐서 카일루아 라는 회사가 생각하고 진행하고 있는 리모트 업무와 관련된 문화와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저희 또한 처음 리모트를 도입하면서 뿐만아니라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사용하기도 하며, 팀원들과의 교감을 위해 다양한 소통 방식과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 실패, 노력들이 결코 헛되지 않은 ‘우리들의 삶의 건강’을 위한 것임을 알기에 앞으로도 이런 시행착오를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도 좋은 의견이 있으시면 함께해 주세요!

다음 이야기는 직접적으로 ASANA, SLACK을 활용하는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 다뤄볼까 합니다. 카일루아가 활용 중인 솔루션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시다면 댓글에 남겨주시면 블로그 작성시에 관련하여 이야기를 풀어가 보겠습니다.


리모트 업무 관련 연제 글

[리모트 업무 #1] 어떤 리모트 솔루션을 활용하시나요?

[리모트 업무 #2] “왜 리모트 업무?” 라는 질문에 대하여

[리모트 업무 #3] JejuITLook. 리모트를 위한 문화

[리모트 업무 #4] ‘독야청청’ 리모트 회사 ‘카일루아’ 입니다.

[리모트 업무 #5] 협업의 핵심, 그리고 솔루션의 선택

[리모트 업무 #6] 협업의 문제점과 진짜 의미